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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지킴이, 국가트라우마센터입니다.

자살과 자살예방

정의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따르면 자살은 자살행위로 인하여 죽음을 초래하는 경우로, 죽음의 의도와 동기를 인식하면서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는 행위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0년을 자살예방의 해로 선포하고 우울증은 치료 가능하고 자살은 예방 가능하다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자살에 관한 진실과 허구
1. 허구
  • 자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경우, 실제 자살시도를 하지 않는다. (자살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자살 시도자는 절대적으로 죽을 의도를 가지고 있다. (꼭 죽을 의도를 갖지 않아도 자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양가감정을 가진 경우도 있고 또는 보이기 위한 의도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 자살 위기 이후의 회복은 곧 모든 상황의 회복을 의미한다. (자살 위기 이후에는 사회적, 개인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주의 깊은 관찰과 회복이 필요합니다.)
  • 모든 자살이 예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방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 한번 자살 생각에 빠지게 되면 항상 그러하다. (다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2. 사실
  • 자살자는 경고 사인을 준다.
  • 자살에 대해서 대개는 양가적이다.
  • 많은 경우 자살은 파괴적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때, 즉 회복기에 일어난다.
  • 모든 자살이 예방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다수는 예방 가능하다.
  • 자살생각은 다시 올 수 있다. 하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며 어떤 경우에는 다시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원인

자살의 복합적인 위험요인
1. 정신질환

자살은 정신질환 또는 정신 병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살은 특히 우울증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데 한 연구는 자살자의 약 60% 이상이 우울증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공공보건국에서는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자살시도자와의 면접조사를 통해 알아본 자살시도의 원인을 보면 정신과적 증상으로 인한 자살기도가 39.8%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던 자살기도에 비해 정신과적 증상이 자살기도의 원인으로 판단된 경우는 자살생각의 강도, 심각도, 자살기도의 치명도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살의 위험인자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과거의 자살시도와 정신과 질환의 유무입니다. 현재까지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자살사망자의 90%가 정신과 I축 진단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자살위험성을 높이는 성향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정신과적 치료 개입으로 자살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요우울장애로 진단되었던 환자의 2~15%가 자살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 환자는 자살 위험성이 13~26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기능 저하가 자살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 심하거나 최근 병원에서 퇴원하였거나 자살에 대한 가족력이 있거나 혹은 과거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우울장애 환자가 자살의 위험이 큽니다. 우울장애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독신, 별거, 이혼, 사별 등 배우자와 동거하지 않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거나 중년 이상의 나이 든 사람에서 자살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아동기의 상실이나 학대의 경험 혹은 불안 증상이나 알코올 사용의 공존이 자살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2. 사회경제적 요인과 자살과의 관련성

자살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율, 소득양극화, 실업률 등의 사회적 지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이혼자, 취약계층, 실업자들은 자살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대다수는 심리적 회복 능력을 가지고 회복할 수 있지만 이런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 우울증 등의 정신적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자살위험이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자살상담기관에 자살관련 상담을 받은 대상자 중 경제적 이유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하는 대상자는 약 15%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3. 주관적 건강상태와 자살과의 관련성

2018년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성인은 자살생각률이 12.5%로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은 사람(1.9%)보다 10.6%p 높고, 남녀와 연령대별 모두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자살생각률이 높았습니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의 자살생각률은 남자 7.9%, 여자 16.0%이고, 연령대별로는 청년기 6.5%, 장년기 12.1%, 중년기 12.0%, 노년기 16.4%로 나타나 65세 이상인 노년기에서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 자살생각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4. 심리적 요인과 자살과의 관련성

자살은 심리적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일관성 있게 사랑으로 잘 보살펴 주는 부모나 또는 그 대리 역할을 하는 분들을 가지고 자라난 사람들은 삶에 대한 일종의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고 이 세상에 받아들여 질만한 사람이라는 의식을 깊이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그 사람은 자살에 매우 취약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런 취약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과정에서 새로이 누군가가 나타나 그런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 준다면, 그는 그런 어린 시절의 취약성을 극복할 힘을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인 사랑과 관심을 주변에 베풀어 줄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이 그 사회 안에 얼마나 많은가가 한 사회의 자살률을 좌우하게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5. 사회문화적 요인과 자살

자살은 동시에 문화적 측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가지는 문화적 전통은 자살에 구체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 때문이라고 이를 악물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모든 문화권에서 있기는 하나, 그 정도가 모두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나’ 라는 존재의 사는 이유가 바로 자식을 위해서라고 보는 그런 강력한 유대감과 공동 의식을 가지고 있는 문화 속에서는 자식이 자살을 막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특정 문화에 따라 자살이 쉽게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역학 및 통계

우리나라의 자살률 추이

우리나라 자살률 추이를 살펴보면,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에 급격히 증가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카드대란 사태가 있었던 2003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기점으로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유럽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11년 최고치(31.7명)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정 및 시행을 시작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분야의 다양한 자살예방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3년 및 2018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987~2018년 성별에 따른 자살률 추이

<출처: 통계청. 1987~2018년 사망원인통계>

1987~2018년 연령집단에 따른 자살률 추이

<출처: 통계청. 1987~2018년 사망원인통계>

출처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정신건강정보> 질환별 정보| 자살과 자살예방 . (n.d.). http://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19.

[작성 및 감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법적 한계에 대한 고지]

본 정보는 정신건강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이며, 개별 환자 증상과 질병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의사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